카테고리 없음

새벽에 본 넷플 리뷰

가우 2021. 6. 20. 23:05

애인과 새벽에 술플릭스 했다. 연속으로 3편인가 봤다.

첫번째로 살육 호텔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기괴한 공포영화같아서 봤더니만 그렇게까지 기괴하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래치드나 미드소마수준의 잔인함과 기괴함을 기대했는데.. 그보단 살짝 유치한 느낌이었다.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호텔에 들어가기 전후의 상황이 호텔에서의 장면과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하고 있었다. 호텔에 들어가고 나서의 스토리는 나름대로 흥미롭긴 했는데, 내가 느낀 것보다 배우들이 더 과하게 무서워하는 것 같아서 엥? 스러워 몰입이 잘 안됐다. 혼자 봤으면 무서웠으려나.. 혼자 공포영화를 볼 일이 없어서 모르겠다. 주인공 배우의 표정이 내내 억울한.. 😫약간 이 표정이어서 보면서 답답하기도 했다. 세상 모든 걸 답답해하는 내 애인은 당연히 옆에서 매우 괴로워했다..

두번째로는 라이드 오어 다이를 봤다. 미즈하라 키코 주연의 레즈비언 서사 영화길래 영 맘에 들지 않는 줄거리(가정폭력 피해자 설정)임에도 도전해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본영화 특유의 포르노 앵글에다가 쓸데없이 배우 나체를 카메라로 훑는 역겨운 연출이 어김없이 나왔다. 장담컨대 문제의 그 카메라무빙을 없앴어도 그 상황을 묘사하기는 충분했을 것이다. 그리고 현애인을 두고 전애인과 갑자기 떠나는.. 물론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구출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지만 남겨진 현애인은 어떡하라고.. 그게 좀 많이 어이없었다. 또 전애인의 남편을 살인하기 위한 시츄에이션을 조성한답시고
대뜸 그 남자와 주인공이 성관계를 하는 것도 역겨웠다. 대체 무얼 위한 스토리일까.. 내 생각엔 성관계까지 가기 전에 죽였어도 충분했을텐데 참 불필요한 장면이로구나 싶었다. 그리고 성관계 장면이 정말 쓸데없이 길~~~~~~~어서, 애인과 그걸 같이 쳐다보는 것이 힘겨워 장면을 좀 건너뛰었다(이성애자들의 섹스 장면을 쳐다보고 있는 것은 변기를 바라보는 기분과 같기 때문). 일본에서 레즈비언을 성적으로 대상화하지 않을 리가 없는데 키코의 잘생김 하나에 이끌려.. 하여튼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렸다.

그리고선 본게 오펀 블랙.. 이건 2화까지밖에 안봐서 전체적인 평은 못하겠지만 흥미로운 소재였다. 주인공과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하나둘씩 등장한다. 그치만 뭔가 확 몰입이 되진 않았던 듯.

아 유튜브에서 나나 20분요약 동영상을 봤는데 진짜 매우 항마력이 딸린다. 이전에도 6화까지인가 보다가 관뒀는데 그게 너무 항마력을 요해서 그랬던 거였음을 잠깐 잊었지 뭐야.. 스토리가 온통 연애, 연애, 인간관계, 연애 투성이인데(진짜 내가 제일 싫어하는 요소) 그 인간관계들도 하나같이 문제덩어리다. 두 나나 중 한명은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피해망상적이고, 극단적이고, 충동적이고 무계획 인간이라 그냥 등장할 때마다 이악물게 된다고 보면 되고, 다른 나나는 스타일이 간지 좔좔이고 비교적 차분하고 곧은 성격이어서 그나마 그나마.. 볼 만하다. 이게 말이 헤테로 순정이지 갈수록 나나 둘이서 사랑이 싹튼다고 해서 본 거였는데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철딱서니가 없어 봐주기 힘겹다.

왠지 감상평이 죄다 욕밖에 없는 것 같네? 하지만 이틀 전에 봤던 치하야후루는 다르다. 이거는 정말 재밌음. 일단 주인공인 치하야가 너무너무 좋고, 아라타도 마음에 들었다. 카루타라는 게임을 알게 되어서도 좋다. 아라타가 카루타 패를 손끝으로 팍 쳐낼 때 살짝 쾌감이 있다.

그리고 필굿 시즌 2가 나왔길래 애인과 후다닥 봤는데, 볼수록 메이와 조지 둘다 이상한 인간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약간 정이 털렸다. 일단 둘이 30대라는 것에 기함함. 30대가 저렇게 철딱서니가 없는 게 말이 되는 지에 대해 애인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결국 둘다 돈많은 엄빠를 뒤에 뒀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결론이 남. 그리고 난 한 3년전까지는 필굿에서처럼 위태위태하고도 불타는 연애가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닌 것 같다. 둘을 보기만 해도 기가 빨린다.